사용자와의 대화
초기 제품 성장의 키는 ‘사용자와의 대화’입니다. 사용자들이 어떤 문제를 겪는지, 우리의 솔루션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꾸준히 마주하며 검증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인터뷰가 중요한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중요하기 때문에 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품의 초기에는 사용자 풀이 크지 않습니다. 애초에 인터뷰 기회를 만드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사용자와의 대화 하나하나가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해야만 합니다.
인터뷰의 준비부터 정리까지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잘 이뤄져야 성공적인 인터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대화가 대화지 뭐’라고 생각을 하다보면 그냥 하던대로 인터뷰를 하게 되고, 무언가 썩 좋은 인사이트를 뽑아내지 못하는 못마땅한 결과들만 마주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를 위해 우리가 신경써야 할 준비부터 진행, 정리까지의 점검 포인트들을 하나씩 정리해보았는데요.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인터뷰를 준비하는 과정
1. 한 번에 쉽게 설명하기 위한 문장과 구성에 집착해야 합니다.
- 인터뷰이마다 인터뷰어의 어휘 구사나 표현을 이해하는 정도가 다릅니다. 특히 우리가 업계의 표현을 무의식적으로라도 쓰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야 하는데요. 보편적인 수준의 쉬운 설명으로 인터뷰 문항이 구성되어 있는지 신경써야 합니다.
- 인터뷰이가 문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대화를 이어갈 수 없습니다. 추가적인 질문을 통해 방향을 잡아나가면 좋겠지만 인터뷰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못한 채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인터뷰이를 한번에 이해시킨다는 생각으로, 우리의 문항이 충분히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지 꾸준히 다듬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 한 번에 설명하기 어려운 문항이라면 반드시 구체화 문항을 준비해두세요.
- 구체적인 예시를 드는 것은 인터뷰이의 답변에 편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남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 최대한 쉽게 풀어 썼음에도 문항 자체의 난도가 높다면 편향을 최대한 줄여줄 수 있는 다양한 예시를 준비해보세요. 하나의 예시만 준비하는 것보다는 여러 케이스를 듣고 유저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인터뷰 문항은 내부 테스트를 통해 계속 개선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문항 초안을 완성했다면 빠르게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습니다.
- 내부 구성원을 테스트 인터뷰이로 초대하여 실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처럼 반복하고 피드백을 받아 보세요. 한두번만 반복해도 인터뷰 진행이 훨씬 더 매끄러워지고, 내용 또한 간결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 만약 인터뷰 전체 과정을 다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여유가 없다면, 조금 더 연습이 필요한 문항 구간에 한해서만 질의응답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 인터뷰이에 대한 사전 정보는 많을 수록 좋습니다.
- 인터뷰는 보통 짧으면 30분, 길면 1시간 정도 걸립니다. 꽤 긴 시간인 것 같지만 막상 인터뷰를 진행해보면 시나리오대로 인터뷰가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아낄 수 있는 시간은 최대한 아껴서 원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 인터뷰 구성 중 가장 효과적으로 아낄 수 있는 시간은 인터뷰이에 대한 기본 정보를 파악하는데 드는 시간인데요.
- 인터뷰를 준비한 팀, 담당자 혹은 외부 업체에게 미리 요청하여 인터뷰이에 대한 사전 정보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두세요.
- 이 정보를 기반으로 인터뷰이에 상황에 맞춘 구체적인 질문도 할 수 있고, 꼭 필요한 질문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
1. 인터뷰어는 단순히 질문하고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 인터뷰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 때문에 효율적인 진행은 매우 중요합니다. 인터뷰어는 인터뷰의 진척과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생각보다는 대화를 통해 답을 얻어 간다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인터뷰에 참여해보세요.
2. 좋은 인터뷰 답변이 나올 것 같지 않을 때는 과감하게 끊고 일단 넘어가세요.
- 인터뷰이는 우리가 원하는 답만 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많은 대화 안에서 최대한 우리가 원하는 답변을 유도하고 골라내는 것은 인터뷰어의 능력입니다.
- 만약 대화가 길어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답변이 나올 것 같지 않다면 일단 시간이 더 지체되기 전에 다음 문항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 다음 문항을 쭉 진행하다가 준비한 질문이 다 마무리가 되면 그 때 못 다한 질문을 이어가세요.
3. 인터뷰어는 2인 1조가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 인터뷰어A는 전체 인터뷰의 진행을 담당합니다. 그리고 인터뷰어B는 녹취 관리, 인터뷰이의 답변 기록, 전체 인터뷰 흐름 관리에 집중합니다.
- 인터뷰어A가 인터뷰에 집중하다 보면 제한된 시간을 신경 쓰지 못한 채 인터뷰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 이때 인터뷰어B는 메신저를 통해 인터뷰어A에게 남은 시간이나 문항 수 등을 알려줘 인터뷰어A가 인터뷰 흐름에도 신경 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 더불어 인터뷰 중에 따로 인터뷰이의 답변을 기록해두지 않으면 인터뷰가 끝난 이후 녹취를 문서화하는 작업을 추가로 해줘야 합니다. 생각보다 녹취를 기록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을 즉시 기록하는 것은 효율적인 인터뷰를 위한 필수 작업일 수 있습니다.
4. 녹취를 한다고 해서 답변 기록을 빼놓으면 곤란합니다.
- 위에서 이야기한 인터뷰어B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인터뷰이의 답변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 단순히 답변을 줄글로 작성하기 보다는 최대한 항목화하여 정리해놓는 것이 이후에 문항을 비교하거나 분류하는데 있어 훨씬 편합니다.
- 더불어 인터뷰이는 답변을 할 때 본인의 답변 내용이 어떤 주제나 카테고리에 해당하는지 이야기해주지 않는데요. 때문에 인터뷰어B가 답변을 기록할 때 애초에 사용자의 답변이 어떤 주제나 카테고리에 해당하는지 대괄호 등을 통해 구분해두면 훨씬 더 빠르게 문항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5. 반드시 들어야 할 답은 시각적으로 구분해놓으면 좋아요.
-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이런저런 변수가 많이 발생합니다.
- 인터뷰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음에 대비하여 필수적인 질문을 우선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구분해놓을 필요가 있어요.
- 문항의 중요도에 따라 글자 색과 크기를 달리하는 등 미리 문항지에 준비를 해놓으면 위급 상황에서 본전 만은 챙기는 인터뷰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정리하는 과정
1. 당일 인터뷰는 최대한 당일 회고해야 합니다.
- 인터뷰 답변이 녹취나 기록되어 있더라도 기록된 것만 가지고는 인터뷰 자체의 분위기나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 연속해서 인터뷰가 잡혀 있지 않은 이상 인터뷰가 끝난 이후 인터뷰어를 포함한 인터뷰 담당자들이 함께 모여 인터뷰 내용이나 방식 등을 회고할 필요가 있는데요.
- 이번 인터뷰는 어떤 부분이 좋았고, 어떤 부분은 아쉬웠고, 인터뷰이의 답변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 어디였는지 각자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해두고 기록해두세요.
- 짧게라도 기록해놓으면 나중에 인터뷰 전체를 정리하는데 확실히 시간도 덜 걸리고, 혹시나 인터뷰를 다시 되짚어 봐야 하는 경우 더 빠르게 기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2. 인터뷰 정리 내용은 한번에 펼쳐 놓고 살펴보세요.
- 인터뷰 내용을 개별 단위로 세세하게 정리해 확인하는 것도 좋지만, 아예 화이트보드나 온라인 보드 같은 것을 활용해 전체 인터뷰이들의 답변을 테이블 형식으로 펼쳐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 개별 문항에 집중해서는 볼 수 없었던 특정 문항에 대한 답변 트렌드를 빠르게 발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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