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히스토리 #2: 스타트업 브랜딩 리뉴얼 프로젝트의 모든 것

스타트업 브랜딩 리뉴얼 프로젝트

스타트업의 성장과 단일한 브랜딩의 필요

스타트업 창업에는 브랜딩(Branding)이 중요합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상품(Product)를 만들었다면, 그 상품을 다른 상품과 구별하는 이름, 용어, 디자인, 상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상품은 겹칠 수 있지만, 브랜드는 고유합니다. 코카콜라와 펩시는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지만, 두 기업의 브랜딩은 다릅니다.

초기에는 스타트업 Typed의 BX Strategist(브랜드 경험 전략가) Product Designer가 함께 Typed의 브랜딩과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브랜딩을 담당하는 두 사람의 취향이 다르다 보니 결과물의 이미지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또 Product Designer인 제 입장에서는 초반에 형성된 브랜딩을 프로덕트에 적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새로운 Product Designer(프로덕트 디자이너)와 Marketer(마케터)도 합류하며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 필요는 점점 커져갔습니다. 프로덕트가 더 복잡해지고 마케팅이 더 진행되기 전에 브랜딩의 방향성을 다시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스타트업 타입드의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마케팅팀 디자인팀 힘을 합치자!

스타트업 브랜딩 스터디와 브랜드 리뉴얼 TF 결성

모두 브랜딩 재정립의 필요에는 공감했지만, 막상 각자 일이 바빠 브랜딩 리뉴얼을 추진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브랜딩은 스타트업과 프로젝트의 정체성과 연결됩니다. 브랜딩은 모든 스타트업 팀과 구성원이 함께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혼자서 개선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브랜딩 스터디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스터디라는 이름으로 디자인팀과 마케팅팀이 만났습니다. 이 스터디는 브랜드 리뉴얼 TF팀으로 발전했습니다. 브랜드 리뉴얼 TF팀은 주1회씩 정기적으로 만나며 브랜딩의 과제를 확인하고 과제를 할당합니다. 함께 브랜딩 방향을 고민하고 확인하며 모든 자원이 하나의 브랜딩 방향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의 포인트!

자원을 아끼는 Lean한 스타트업 브랜딩

If it ain’t broke, don’t fix it. “고장난 게 아니면 고치지 마라” 브랜딩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입니다. 타입드는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프로덕트 개발과 브랜딩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따라서 적은 자원으로 효율적인 브랜딩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팀원들 사이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즉 스타트업 특성상 린(lean)한 브랜딩을 추구했습니다.

“방향성만 잡아주는 느슨한 브랜딩으로 너무 제한적인 가이드를 만들지 않는다.” 저희는 아직도 PMF(Product Market Fit, 제품 시장 적합성)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유연한 브랜딩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브랜딩 세부사항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Do’s and Don’ts (반드시 해야할 것과 말아야할 것)이라는 큰 틀의 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브랜드 컨셉 키워드

브랜딩을 위해 이상적인 제품 사용자를 상상하기

설문조사와 TF팀 논의를 통해 Typer(Typed 사용자)와 연상되는 키워드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브랜딩하기 1편>에서도 보았듯이 ‘스마트하고 자기계발과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가 이상적인 타입드 사용자의 이미지였습니다. 논의를 통해 결정된 컨셉 키워드는 “Professional” “Cool” “Generous”였습니다. 이 컨셉 키워드를 바탕으로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키워드를 바탕으로 그려본 Typer의 모습

  • 생산성 앱을 잘 활용하는 사람
  • 자신이 할 일을 잘 정리하고 시간관리를 잘하는 사람
  • 환경문제, 사회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관심이 많은 사람
  • 스타트업 및 기업가들의 소식을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 경제 경영 도서 및 자기계발서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 유행을 맹목적으로 좇지 않는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사람
  • 그리고 위와 같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

완벽한 브랜드 페르소나 : Brian Shin

파랑새는 집 안에 있었다

우리가 찾던 완벽한 페르소나는 내부에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프로덕트와 비즈니스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Brian Shin (신승헌)입니다. 아침에 기상하면 중요 메세지와 뉴스를 확인하고 오늘 일정을 체크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주요 이벤트나 배움이 있었다면 그날은 하루를 기록하고 회고하면서 마무리합니다.

브랜드 페르소나가 겪는 여정 지도 그리기

저희는 이상적인 브랜드 페르소나인 Brian에 빙의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Typed에 가입해서 사용하기까지의 여정 지도를 그렸습니다. 구체적인 사람을 상상하자 브랜딩 리뉴얼 과정에서 페르소나의 심리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페르소나를 바탕으로 마케팅 콘텐츠 방향성도 맥이 잡혔습니다.

SaaS 브랜드 리서치

스타트업 브랜딩 사례 조사와 적용

다른 스타트업과 기업의 브랜딩도 철저히 조사했습니다. 팀 내부 설문과 사용자 피드백 세션을 통해 Typed와 유사한 서비스를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리서치를 진행했습니다. 브랜드가 어떤 미션과 비전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브랜드 이미지도 달랐습니다. Notion, Roam, Obsidian과 같은 지식관리 SaaS는 미니멀한 이미지로 모노톤의 색상을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반면 협업이 중요한 SaaS는 다양한 색상을 사용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 있었습니다.

브랜드 포지셔닝 맵 제작

리서치를 바탕으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브랜드 포지셔닝 맵을 만들었습니다. X축은 ‘Typed의 이미지와 유사한가‘, Y축은 ‘브랜딩이 얼마나 잘 구축되어있는가‘로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각 서비스를 배치했습니다.

(Y축은 브랜딩에 대한 정보가 충분한지, 제품에 브랜딩이 잘 녹아있는지를 바탕으로 배치했고 TF팀의 개인적 견해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브랜드 포지셔닝맵을 그리자 흑백의 심플한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가 Typed와 가깝게 배치됐습니다. ‘브랜딩이 잘되어있는가’는 아무래도 오래된 기업들이 더 높게 배치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브랜드 포지셔닝맵을 통해 Team Typed가 앞으로 브랜딩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나아가야할 방향을 확인했습니다.

스타트업 브랜드 이미지 맵

마인드 맵 아니라 이미지 맵

앞서 브랜드 컨셉 키워드 “Professional” “Cool” “Generous” 세 가지를 결정했습니다. 이 세가지 꼭지점을 기준으로 각자의 머릿속에서 Typed의 이미지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 맵을 만들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 맵은 마인드 맵과 비슷하지만 생각이 아니라 이미지를 기반으로 합니다. 브랜드 이미지 맵을 통해 각자 생각하는 이미지에서 비슷한 부분과 다른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된 이미지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뉘었습니다.

  • 흑백에 선적인 요소를 사용한 이미지
  • 입체적인 3D 이미지
  • 따듯한 컬러를 사용한 이미지

내부 논의를 통해 서로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발견했습니다. 이를 통해 Typed의 핵심 브랜드 이미지는 흑백을 바탕으로 입체적인 요소를 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스타트업 브랜드 에셋

브랜딩 기본 자산 제작

이후 콘텐츠 마케팅과 프로덕트 디자인을 진행하며 Typed의 브랜드를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 에셋(brand asset)의 필요를 느꼈습니다. 브랜드 컬러를 입힌 문장부호를 공통적으로 사용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앞으로 필요한 수많은 디자인 작업을 커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Typed하면 연상되는 요소들을 브레인스토밍 해 보았습니다. 하나의 리소스가 여러 문서와 링크된 모습에서 네트워크, 우주, 중력, 뇌, 뉴런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문서작성을 하는 프로덕트이다 보니 키보드, Typewriter, 문장부호, Notepaper도 떠올랐습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 타입드가 어떠한 자료들을 브랜드 에셋으로 활용할 것인지 정리했습니다.

스타트업 브랜딩, Typed와 함께해요.

오늘 스타트업이 처음으로 브랜딩을 진행하는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실제로 저희 스타트업 타입드의 브랜딩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며 다시 롤백(roll back)해서 되돌아가고 새롭게 정의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상품을 만드는 것처럼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무수한 성공과 실패가 필요한 작업입니다. 타입드처럼 스타트업의 브랜딩을 고민하고 있는 분께 오늘의 포스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브랜드의 기초가 되는 Foundation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승민 / Product Designer


브랜드 디자이너가 브랜딩한 스타트업 Typed의 제품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