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공동창업자 디자이너의 스타트업 여정

2020년을 회고하면서 글을 시작합니다.

(일기 형식으로 작성하는 만큼 반말을 사용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UX/UI 작업 툴을 XD에서 Figma로 바꿨다.

Adobe를 이미 돈 주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XD를 선택했는데, 아무래도 협업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한계를 느꼈다. 디자인 업데이트가 실시간으로 반영되지도 않고 공통작업이 되지 않다 보니 서로 꼬이는 일도 많아졌다. FIgma는 그 불편한 점을 모두 해결해줬다. Figma로 옮기면서 기존에 했던 디자인을 일일이 옮겨야 했지만 Figma로 인해 절약된 시간이 훨씬 많았다. 실시간 협업 툴이라 디자인 팀 내의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쉽고, 다른 팀과 소통하는데도 매우 편하다. 슬랙과 연동해서 바로 메세지 받는 것도 편리한 점 중 하나.

그리고 더 이상 Adobe 그룹의 다른 툴과의 연계가 필요 없을 정도로 Figma의 기능도 많이 좋아진 것도 큰 영향을 주었다. Illustrator는 아이콘이나 특수한 벡터 작업에서 사용하고 Photoshop은 이미지 편집할 때 사용한다. 작업의 95%는 Figma로 이루어진다.

프로토타이핑 툴 Protopie를 도입했다.

High-fidelity 프로토타입은 노력 대비 효율이 낮을 것이라 생각해서 도입하지 않고 있었는데, 커뮤니케이션용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특히 외부 IR이나 각종 홍보자료에 사용되고 있다. After effects로 만들었다면 얼마나 많은 노가다 작업을 하게 되었을지 아찔하다.

디자인팀이 생겼다.

디자인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디케터(디자이너+마케터) 포함 세 명이 되었다. 급격한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스타트업 특성상 팀 스케일업이 필수적이지만 돈은 아껴야 하고 일인 다역을 하는 것도 필수다. 한 명 추가되었을 뿐이지만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커졌다. 추가로 채용한 디자이너 한 명이 0.5명 정도의 효율을 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1명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권한과 자유를 함께 주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에는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 필요한데,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합류해서 일당백을 하는 디자인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공동창업자, 스타트업, 디자이너

스타트업에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왔지만, 구체적으로 Co-founder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Co-founder는 뭐가 달라야 하는 것일까? 갑자기 기업가 마인드를 가져라 한들 생겨날 리 만무했다. 디자인과 제품에만 집중해왔는데 회사의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은 어떻게 그려야 하는 건지 완전 백지상태였다.

특히 마인드셋을 바꾸느라 애를 먹는 중이다. 작은 팀조차 이끌어본 적이 없고 리더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인데, Co-founder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 걸까? 일단 팀원과 회사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하겠지만,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 회사의 문화와 분위기를 만드는 건 Top-down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나는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성격이고 겉으로도 그런 성격이 쉽게 티가 난다. 본성은 바꿀 수 없지만, 팀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한 번 더 생각하면서 행동해야겠다.

공동창업자인 디자이너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제품과 사업적 성공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데, 서로 괴리가 생길 때가 있다. 투자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로드맵에 맞지 않는 부분을 급하게 추가해야 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조금씩 단추가 어긋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고고하게 완벽한 디자인만을 고집할 수도 없다. 이제는 많이 내려놓게 되었다.

지금은 MVP를 만들고 있는데, 개발 공수를 고려해서 하고 싶은 디테일을 많이 내려놓고 정말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러다가 디테일을 놓쳐서 오히려 낭패를 보기도 한다…) 이미 개발이 진행되었는데 ‘아 그렇게 디자인하면 안 됐었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디자이너의 눈에만 보이는 개발 중 놓친 디테일 하나하나가 정신건강을 해칠 때도 있다. 스타트업은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완벽을 조금 내려놓아야 팀에 그리고 정신건강에 좋다.

Seungmin / Product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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