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턴 | 대학생이 본 스타트업 편견과 실제

주변 대학생 친구들에게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던졌을 때 나온 반응들입니다. 이는 과연 편견에 불과한 것일까요, 현실적인 스타트업의 모습일까요? 여러 매체를 통해 접했던 스타트업의 이미지실제로 경험한 스타트업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대학생 인턴의 시각에서 풀어내 보고자 합니다.

1.“모 아니면 도?”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면 도전 정신이 뛰어나야 할 것 같아요!

배달의 민족, 마켓컬리 등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성공한 스타트업이 있는가 하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버리는 스타트업들도 무수한 것이 사실입니다. 각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스타트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미래를 그리기는 쉽지 않은 편이라고 볼 수 있겠죠.

지난 몇 주간 Team Typed에 합류하여 함께 일하면서 스타트업 업계의 분위기를 조금은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들어왔을 때, Typed는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된 제품 형태를 갖추고 있었고, 투자 유치도 성공적으로 거둔 상태였기 때문에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하

지만 이는 절대 쉽게 이루어낸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의 피보팅 과정과 지금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제품 개선에 힘쓰고 있는 팀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 하나의 완성도 있는 제품을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서는 상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을 안정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높은 목표도 두려워 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과감한 결단력, 그리고 불도저같은 추진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매경 이코노미에서 스타트업 CEO 107명의 MBTI 유형을 조사한 결과 성취욕과 추진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ENTJ 유형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큰 꿈과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실행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스타트업에 잘 어울리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전 정신이 강하지 않다고 해서 스타트업과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스타트업은 적은 수의 인원으로 구성된만큼 개개인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책임감이 부여됩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강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도 스타트업에서 환영받을 수 있습니다.

꼼꼼하고 섬세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빠른 속도로 정신없이 일하는 스타트업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타트업은 우리의 생각보다 다양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에 관심은 있지만, ‘과연 내가 스타트업에 잘 어울리는 사람일까?’라는 고민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걱정하지 마시고 우선 직접 스타트업을 경험해보시기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도 이루고 싶은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과감하지도 않으며,  불확실성을 즐기는 편은 더더욱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에 창업을 한다거나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것이 저와는 잘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스타트업에서 직접 일을 해보게된 후로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두게 되었습니다. 목표를 하나하나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짜릿함과 회사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내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는 즐거움은 스타트업이 아니면 느끼기 힘든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 뭐든 경험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2.Hey, Eugene! What’s up, Sarah? 수평적이고 서로 영어이름 부를 것 같아요!

저희 팀의 경우 공식적으로 영어 이름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직책/직급에 상관없이 ㅇㅇ님으로 통일된 호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표님도 우진님이라는 호칭을 더 선호한다고 늘 말씀하시는데요. 겉보기에 호칭만 그러하고 실제로는 수직적인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수평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저희 팀의 문화가 얼마나 수평적이고 개방적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이 짧은 대화가 유교 마인드 대학생에게는 너무나 신선하게 들렸던 나머지 아직도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 저희 다음에 한 번 우진님께 불만사항 쭉 말하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근데 이미 평소에 다 말해서 더 말할 게 없지 않아요?

이게 바로 Team Typed입니다.

Team Typed에 합류하여 함께 일한 지 3주 정도가 지났는데 소위 ‘라떼’는 한 번도 소환된 적이 없었고, 인턴을 ‘인턴’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한 명의 엄연한 팀원으로 대우하고 배려해주신다는 느낌을 항상 받았습니다. 이러한 문화는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망설이지 않게 합니다. 사소한 생각이든, 뜬금 없는 아이디어든 팀원들의 의견이라면 무엇이든 귀 기울이고, 존중하는 문화 덕분에 Typed는 끊임 없이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매일 야근하다가 좀비가 된다는 게 사실인가요?” 과로, 야근, 밤샘…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한창 성장 중에 있는 스타트업은 업무량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비교적 적은 수의 팀원들이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어려운 수많은 업무(제품 개발 및 보완, 디자인, 마케팅, 투자 유치, 고객 관리 등)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다양한 업무에 관여하게 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늦어지는 퇴근 시간과, 늘어나는 야근/주말 출근은 스타트업 종사자의 숙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만, 팀원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예상 밖의 사실이 하나 있다면, 대부분의 팀원 분들이 야근이나 주말 출근을 자발적으로! 하고 계신다는 점이었습니다. 눈치가 보인다거나 성과에 대한 압박이 있어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일에 대한 열정으로 자발적인 초과 근무를 하는 것입니다. 노는 게 제일 좋은 평범한 대학생 1에게 이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기에 존경심이 들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스타트업을 떠올렸을 때, 업무량이 굉장히 많다고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봤던 Team Typed의 모습은 업무에 쩔어 있는 것이 아닌, 일에 대한 열의와 성장에 대한 의지로 가득찬 모습이었습니다. (결코 누군가에게 협박 당해서 좋게 포장해서 쓰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스타트업 가면 남도산/서달미 같은 사람 만날 수 있나요?”

남도산, 서달미…는 역시 없습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하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능력 있고 멋진 분들은 실제로도 많습니다.

팀원 분들이 가진 열정은 이제 막 처음 일을 시작한 병아리 인턴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고는 합니다. 드라마 스타트업에서도, 삼산텍이 가진 기술을 유용성과 수익성을 갖춘 제품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저희 팀 역시 다방면으로 노력하며 Typed를 더 좋은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열리는 크고 작은 회의에서는 인턴들도 전혀 눈치 볼 필요 없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그러나, 편안함이 가벼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격의 없는 농담을 주고 받는 듯하다가도 순간적으로 몰입하여 날카로운 의견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모습을 보면, Typed에 대한 열정이 선연히 드러납니다.

특히 본인의 부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의제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주어진 일만 해내면 된다는 마인드가 아니라, 어떻게든 Typed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대단한 능력과 열정을 가진 Team Typed의 팀원분들을 통해 짧은 시간 동안에도 많은 것을 배우고, 제 스스로가 성장해 나아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자신의 일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적인 에너지와 긍정적인 자극을 통해 한 걸음 더 성장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스타트업에서 많은 것을 얻어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Myungyoon / Marketer


이 스타트업,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이 스타트업, 도대체 뭐 만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