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프로세서 시장이 막 생겨나기 시작했을 때, 제품 경쟁력이란 실제 문서 작성에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양식들을 얼마나 많이 제공할 수 있는가를 의미했습니다. 당시는 아직 GUI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워드 프로세서 프로그램들은 기본적인 문서 편집기에서 막 벗어나 WYSIWYG(what you see is what you get) 개념을 도입하고 있었습니다. 다분히 기계식 타자기와의 경쟁을 의식한 현상이었습니다.
실제로 최종 산출물과 거의 유사한 화면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워드 프로세서는 점차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시장 트렌드는 시간이 흘러 그래픽 성능 부문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진 뒤에도 계속되었습니다. 90년대 중반 MS의 Word는 시장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두었지만, 전체적인 기능과 UI는 지금까지도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생각해 보았을 때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그것이 최선인가? 정말 이대로도 충분한 것일까?”
지난 20년 동안 우리를 둘러싼 업무 환경에는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오피스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그것이 일상적으로 제출하는 보고서나 과제물이든 중요한 프로젝트에 관한 자료든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모든 결과물은 일정한 쓰임새가 있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보통 그런 문서들은 다른 자료들을 참고하며 작성되기 마련입니다.
바로 이것이 기존 문서 작성 도구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Word를 비롯한 많은 문서 작성 도구들은 글을 써 내려가는 행위 그 자체만이 문서 작업의 전부라고 여기고 그를 지원하는 것이 사람들을 돕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러할까요?
이것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관하고 유통하는 일이 어려웠던 과거였다면 어느 정도 말이 되는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서 작성에 참고할 자료들은 워드 프로세서가 만들어내는 산출물과 마찬가지로 프린트된 문서의 형태로 존재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문서 작성 이외의 것들까지 오피스 프로그램들이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도 많은 정보를 전자화된 형태로 보관할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손쉽게 여러 컨텍스트를 오갈 수 있습니다. 이메일, 메시징 앱, 로컬 드라이브와 클라우드 저장소 등 온갖 데이터 더미를 오가며 필요한 자료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한 경험은 더 이상 일부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정보를 조직하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이전에는 많은 양의 기록물을 다루는 특수한 직종에서나 논의되던 주제였습니다. 이제 그 고민은 거의 모든 직군으로 확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단순히 많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못합니다. 핵심은 정보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파악하고 활용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같은 사용자 경험은 그동안 문서 작업에 포함될 수 없다고 여겨지던 자료 수집과 관리 또한 이제는 문서 기반 작업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 줍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는 문서 작업 프로그램의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정의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문서 작업 프로그램은 기능 면에서 지식 관리 서비스를 지원하며 문서 기반 작업의 정의를 확장합니다. 이는 단순히 개별 정보를 저장하는 것을 넘어 정보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와 맥락까지 데이터화 하는 작업을 포함합니다. 그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은 정보를 조직하고 활용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 사람들이 글쓰기라는 고도의 집중력과 창의성을 요하는 작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합니다.
Typed White Paper: BUILDING THE 2ND BRAIN
Yeoleum / Business Strategy Resear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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