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 대표 정신아입니다. 카카오벤처스는 세상이 기술에 의해서 바뀐다 생각하고 IT와 소프트웨어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2. 비즈니스캔버스에 투자하게 된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처음 투자하게 된 경위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말씀드리는 게 재밌을 거 같네요. 사실 프로덕트 자체가 설계하려면 복잡한 프로덕트예요. 그런데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개발했다고 하니까, 이 팀에는 생각보다 미친 속도감이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어요. 그리고 대표님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집요함이 있으세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집요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왜냐하면 순간에만 집요한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집요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나중에는 팀을 봤을 때도 한 팀으로 움직이는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이런 복잡한 설계에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 뿐만이 아니라 중간 중간에 프로덕트를 잘 바꾸시는데, 그게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였어요. 진짜 한 목소리도 빼지 않고 집착을 하시더라고요.
어느 사업이건 저마다의 성공 요소가 있는데, 저는 SaaS라는 사업의 성공 요소는 사용자 중심에서 나오는 사용자 경험의 혁신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프로덕트를 주요로 쓰게 만드는 동인이 뭐냐고 묻는 다면 기존에 없었던 사용자 경험을 꿰뚫어 내고, 그게 알고보니 바로 사용자의 불편이었다고 깨닫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관점에서 비즈니스캔버스의 사용자에 집착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게 결론인데요, 사실은 오래전부터 대표님이 연락을 주셨는데 처음에는 이분이 왜 이렇게 연락을 자주 하실까 싶을 정도로 매일매일 메시지를 보내셨어요. ‘저희 오늘은 이런 걸 했습니다. 어제는 뭘 했습니다.’ 등 TMI에 가깝게 일기 쓰듯이 저에게 보내셨어요.
첫 만남에선 ‘저희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완전히 대체할 것입니다’라고 하셔서 듣자마자 처음 든 생각은 ‘정말?’이라는 의구심이었요. 그 뒤로 연락이 올 때도 ‘너무 오버하시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고요.(웃음) 그런데 제가 비즈니스캔버스와 대표님을 통해 배운 게 하나 있어요. 지속적으로 일관되면 더 이상 순간의 하이프 혹은 당시에만 잘 보이려고 꾸며낸 게 아니라 그냥 그 자체가 대표님의 정체성임을 느끼게 된다는 거예요.
저희도 SaaS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여러 개의 버티컬로 풀 수 있는 영역들을 계속 쪼개서 보며 투자하고 있는데요. 어떤 툴이건 결국 글로벌로 나가야 해요. 따라서 효율적으로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덕트와 일치된 영업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 정도 집착이라면 비즈니스캔버스(타입드) 팀은 진짜 사용할 때까지 어떻게든 부딪히며 그 사업전략을 만들어 내겠다는 믿음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던 그 집착이 나중에는 매력으로 다가왔던 거 같아요.
3. VC는 (문서 업무 및 지식관리 측면에서) 어떤 고민을 갖고 있나요?
VC(벤처캐피탈) 중에서 저희는 특히 초기 투자기 때문에, 이미 정규화된 보고서가 나와 있는 영역이 아니에요. 대부분 저희가 보는 영역은 시장의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어떻게 움직이고, 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리서치를 정말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투심보고서나 investment theme을 짠다거나 할 때 어느 순간 수십개의 탭이 다 열려 있더라고요.
나중에는 몰입해서 작성하다가 그 전에 보고 있던 그 탭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어디에 무엇이 있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클리퍼를 활용하거나 어딘가에 메모를 하면서 관리해야 돼요. 이 탭을 찾으며 다니는 시간이 1년에 32일이라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실제로 네비게이션하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것 같다고 느껴요.
어쩌면 저희는 지식이 링크로 다 연결되어 있으면 집중을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저희는 초기 투자라 이미 시장에 보고서가 충분히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숨겨진 수 십개의 파편화된 자료를 잘 종합해야되는 니즈가 있어요. 그리고 저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함께 봐야 되잖아요.
보통 정리된 최종 버전으로만 받아보게 되기 때문에 사용된 자료가 어디에 보관 되었는지 저장소가 불분명하고, 또 다시 이 사람이 관련된 일을 하려면 원 컨테이너로 돌아갈 수가 없는 문제가 발생하죠. 그래서 결국은 지식이 파편화 돼 있고 각자의 바구니에 나누어져 그냥 머물러 있는 그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4. Typed는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고 계신가요? 실제로 Typed를 쓰고 나니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왜 투자하는 지 정리한 문서를 Investment theme이라고 하는데요. Investment theme을 쓸 때, 보통은 시장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사업에 대한 게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것들이 문서에 들어갈 때 위에서 말씀 드린 수 많은 링크들이 결국엔 문장의 한 절 정도의 분량으로만 들어가게 됩니다. 한 두 장, 세 장 되면 사실상 거기에 걸려 있는 링크가 수십개가 될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그 전에는 사용된 링크들이 어딘가에 보관되지 못하고 모두 날아가 있었다면, Typed에서는 고스란히 출처의 링크를 확인할 수 있어 지식의 협업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어요. 투심보고서를 쓸 때는 좀 더 나아가서 Deal팀뿐만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팀에서도 왜 투자를 결정하게 됐는지 히스토리를 파악하기 위해 또 열어보거든요. 그럴 때 정리된 버전 외에도 참고한 출처가 있다면 그 자료를 보고 다른 팀에서는 이 일을 왜 했는지, 맥락에 대한 이해가 더 생기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팀, 관리팀 등 다양한 부서와 cross-function하는 과정에 있어 서로가 더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거죠. 서로의 두뇌를 링크시키는 것처럼 지식이 서로 연결되어, 이게 지식의 협업이구나 싶습니다. 다만, 처음 시작할 때에는 어려움이 있는데요, Typed는 안 써본 사람은 있지만 처음 한 번 쓰고 떠나간 사람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생각이 많이 필요없는 잠깐 쓰는 노트테이킹에는 안 맞을 수도 있지만, 깊게 고민해야 하고 장시간 문서 작업이 필요한 지식 노동자들에게는 필수불가결한 툴입니다.
5. 스타트업에게 Typed를 추천한다면?
스타트업의 관점에서도 VC가 쓰는 문서와는 다르지만 IR이던가, 유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유저인터뷰를 쓴다던가, 아니면 시장에 대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정리한다던가 하는 상황에 있어서 많이 쓰일 것 같습니다. 사실 IR을 자료로만 생각하면 이 것도 하나의 결과물일 뿐이잖아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IR자료를 쓰기 전에 수 많은 스토리가 떠 다닐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스토리를 다시 볼 때 엄청난 백업도 막 넣고 하잖아요. 결과물이 나타나기 전에 수 많은 과정과 고민들을 이제는 같이 연결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원 팀으로 일하기에 좋은 툴인 것 같습니다.
6. 카카오벤처스에게 투자를 받고 싶은 창업자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제가 조언을 할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말씀드리고 싶은 건 예비창업자나 초기창업자가 너무 투자사에 맞추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일단 예비창업자 분들도 초기에는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중요한(어려운) 순간에 핏이 잘 맞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투자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게 카카오벤처스였으면 좋겠고요.
그런 관점에서, 투자사를 다 평가한다는 생각으로 만나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나랑 안 맞을 수도 있잖아요. 저희의 스타일이 사실 예비창업자와 안 맞을 수도 있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시는 게 좋습니다. 비즈니스캔버스도 처음에 보여주신 모습이 결국 진짜 모습이었기 때문에 그게 좋았던 거든요.
잘 되고 있는 모습만 보여주시는 것보다, 지금 어떤 고민이 있는지 솔직하게 보여주시는 게 좋아요. 좋은 것만 계속 보이다 보면 결국 안 좋은 순간에 공유하는 타이밍을 놓치게 돼서 나중에 더 관계가 소원해지는 수도 있기 때문에, 사업적으로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님 되게 선호합니다.
만약에 카카오벤처스에 투자를 받고 싶으시다면 꼭 잘하지 않더라도 나의 고민이 무엇이고, 어떤 못난 점이 있는지 나누는 그 과정에서 스파크가 통하면 우리가 한 길을 가는 거 같아요. 그리고 꼭 카카오벤처스가 아니더라도 또 다른 하우스는 그 대표님 매력을 느낄 수가 있는 거고요. 저는 VC는 하우스 조직이라는 말이 되게 좋거든요. 각 하우스마다 좋아하는 취향들이 있고 배팅을 하는 취향들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색깔을 잃지 말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7. 비즈니스캔버스 입사를 고려하는 분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자신이 성장하는 게 중요하죠. 회사의 성장과 자신의 성장이 얼라인되면서, 비즈니스캔버스가 그리는 비전에 공감하고 또 한 편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걸 가감없이 얘기하며 의견을 맞춰갈 수 있는 분이라면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위험도 감수하면서 일하는 사람이 비즈니스캔버스와 맞는 사람일 것 같아요.
문서 업무 툴이 구글닥스, 마이크로소프트 말고는 거의 없기 때문에, 특히 개발자 분들에게는 어차피 무언가를 만들 거라면 도전해볼만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리소스를 기왕 쓸 거라면 이런 기업에 가서 신나게 일하면서 나의 성장도 같이 이뤄보세요!
8. 마지막으로 Typed를 다섯 글자로 표현하면?
아, 이건 카카오벤처스에서 가장 Typed를 잘 쓰는 팀원에게 추천 받아서 미리 준비했어요!(웃음) ‘제 2의 두뇌’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That’s Why I’m a Typer, 그래서 나는 타이퍼입니다.”